2009. 6. 3. 00:43

영화 [ 처음만난사람들 ]을 통해 본 소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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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사람들처음 만난 사람들 - 8점
김동현
영화 [ 처음 만난 사람들 ]을 보고 난 소감을 한마디로 적어내리자면 우선 [ 참 느린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 라고 말하겠습니다.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라는 소재를 배경에 두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여행길을 따라간 영화, [ 처음 만난 사람들 ]을 통해 소통의 의미를 한번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 빠른 것만이 대세인가?

최근 가장 인기를 끓었던 드라마라 하면 누구나 [ 아내의 유혹 ]을 떠올릴 것입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한다면 바로 [ 빠른 전개 ]에 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배운 탱고를 바로 전문가처럼 출 수 있는 능력, 오늘 배운 도박도 순식간에 타짜로 변해버리는 능력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속도감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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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빨라야만 좋은 걸까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의 일부는 가수 김C나 그의 친구 이선규(자우림 기타리스트)와 같은 사람들( KBS2 1박2일을 보셨으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일 것입니다. 빠른 것보다는 나의 속도를 맞추어 가는 것에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 [ 처음 만난 사람들 ]은 빠르게 나아가기 보다는 함께 나아가는 것에, 그리고 나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속도까지도 맞춰나가는 것의 소중함을 보여줍니다.

○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을 잘 모르는 탈북자가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리고 그들이 떠난 곳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이 탈북자가 베트남어를 할 줄도 모릅니다. 그럴 때 사용되는 것은 [ 바디 랭귀지 ]!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 단어라도 통할 때의 이야기일 뿐, 전혀 의사소통이 안될 때에 그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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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그들이 함께 나누는 것은 바로 [ 마음 ]입니다. 뭔가 따뜻함이 느껴지죠? 물론 보는 우리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말이 아닌 마음만을 전달하려다 보니 세부적인 것들은 항상 어긋나곤 하죠. 이를 테면 외국인 노동자는 여자친구를 찾으러 왔는데 탈북자는 여동생으로 오해합니다. 반대로 탈북자가 본인의 여동생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는 외국인 노동자는 여자친구의 이야기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말은 안통하지만 털어놓고나니 좀 더 가까워짐을 느낍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을 나눈다는 것 아닐까요?

○ 답답함을 이겨내야만 보이는 영화

사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느린 영화입니다. 롱테이크 장면(컷 없이 카메라 한대가 한 화면을 오래 동안 잡는 것)도 많고, 의사소통이 안되는 두 사람이 떡 하니 남겨져 있으니 당사자들은 어떨찌 몰라도 지켜보는 우리는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가진 두가지 주제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인공들을 통해 보면 알겠지만 [ 탈북자가 살아가는 한국 ]과 [ 외국인 노동자가 살아가는 한국 ]이 그 큰 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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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 내에서 어쩔 수 없는 마이너리티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에 대한 답답함과 현실에 대한 막연함들이 영화속에서도 그려지고 있죠. 영화는 그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우리도 그 순간 함께 느끼길 바라는 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우리는 우리만의 시선으로, 우리 만의 속도감으로 탈북자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따라오기를 바라지만 그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 벽에 대한 체험이 영화 속에 어느 정도 묻어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한민국의 현실이 보이기에..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아 얻어맞기 일 수인 외국인 노동자, 그가 할 수 있는 한국 말은 [ 때리지 마세요, 저도 인간입니다. ]였습니다. ( 사람인지, 인간인지 기억이 잘.. ) 더불어 탈북자에게 놓여진 현실은 본인을 숨겨야 좀 더 한국 사회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너리티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어쩌면 우리가 더욱 답답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한 가지 희망씩을 남겨주고 마무리 됩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탈북자에게도..

○ 꼭 대작영화만 봐야 하나??

다양성이라는 것 앞에서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가 바로 [ 처음만난사람들 ]입니다. 요새 참 대작 영화들이 많죠. 박쥐에서 부터 마더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 뿐만아니라, 터미네이터4의 헐리우드 영화까지. 추천해 드린 이영화, 답답하다고 먼저 일어나지 마시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해보십시요. 그 때서야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하나 생긴 것 뿐이니까요. 웃음과 더불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습니다.
http://nuneti.tistory.com2009-06-02T15:37:43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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