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누네띠는 리더스클럽 :: 누네띠는 리더스클럽


2009. 4. 14. 23:01

[뮤지컬리뷰] 형제는 용감했다

반응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대학로 자유극장 / 극작 - 장유정 / 음악 - 장소영 / 배우 - 박정환, 정동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를 보면 " 밭에 묻힌 보물 "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유언으로 자식들에게 밭에 보물을 숨겨두었으니 힘을 합쳐서 그것을 파 나누어 가지라고 하였다. 자식들은 평소에는 농사를 짓지 않던터였지만 보물이라는 말에 솔깃해 밭을 파내려가기 시작한다. 구석구석 깊이까지 파보았으나 그것은 헛걸음이었다. 이왕 밭을 판김에 배추나 심자고 해서 배추를 심었는데 잘 솎아진 밭에서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났고 결국은 그 배추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다는 이야기었다.


    요새 대학로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화려한 배우진과 제작진만큼이나 이 공연이 설레였던 것은 로또의 존재와 그것을 형제가 어떻게 나눠가지느냐였다. 앞의 "밭에 묻힌 보물"을 보면서도 알겠지만 스토리의 결론은 이미 정해졌을 수도 있었다. 물론 보물이 시대를 현대로 옮겨와 결국은 로또가 된 것이지만 그 로또의 행방이며 그것을 찾아내려가는 형제의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이야기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죽죽주길놈 주봉이와 석석썩을놈 석봉이 형제의 유산 찾기 대소동으로 이 뮤지컬을 한마디로 정리해보고 싶다.


< 뮤지컬 줄거리는 More... >


   

     이 뮤지컬을 보고 나서 느낀 나의 몇가지 관점을 살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어머니의 존재에 대하여.

     뮤지컬이 " 밭에 묻힌 보물 "의 현대판 업그레이드를 겪으면서 붙여진 것은 바로 어머니의 존재였다. 그 당시는 남성우월주의의 극대화된 시대였던 반면에 이제는 21세기와 높이를 갖이하며 그 어머니의 존재감이 무한히 커진 것이 바탕이라 할 수 있겠다. 뮤지컬의 중심 키워드 로또를 전달하는 것도 여자이고, 또한 그 수수께기를 풀어내 주는 사람도 여자이다.


2. 아버지의 소외를 돌아보며


     그리고 또한 현 시점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는 아버지의 소외도 그 일면에 있다 하겠다. 그들은 비록 어머니에게는 무한한 연민과 함께 따스함을 보이는 반면 아버지에게는 어머니의 죽음을 외면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거리감을 두게 된다. 내가 이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라 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이 어머니의 회상 장면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식들을 걱정하고 무한 신뢰를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고 하겠다. 나 또한 집에서 어머니와는 여러 가지 다양한 생활상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편이지만 아버지와는 결국 스포츠나 정치 이야기 외에는 단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뮤지컬의 그 단면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소외된 아버지의 모습이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3. 쏟아지는 사회의 시선 속에서


     주봉이와 석봉이 주위에는 극 중에서는 가족들로 일컫어지는 사회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들이 제사를 지낼 때, 결혼을 할 때 등등 그들의 선택 주위에는 사람들의 시선과 평과가 존재했다. 이 형제가 종가집이라는 특수한 형태로 포장되어는 있지만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들이 사회적인 시선들로 인해 평가받고 단정지어 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들이 죽일 놈과 썩을 놈으로 불리우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족 내에서 그들은 소중한 두 아들일 뿐이지만 사회안에서 그들은 결국 죽인놈과 썩을놈일 뿐이다.

4. 재밌는 공연은 추천해야 옳다!

     거두절미하고 이 뮤지컬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재밌다는 것이었다. 그들만의 공연이 아닌 공연 내내 관객과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했기에 나 역시도 " 범생이 "를 따라 외치고, 결국은 죽일놈썩을놈 노래도 함께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뮤지컬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닐까? 연극의 숨조리는 한장면 한장면을 지켜보면서도 터져나오는 배우의 노래 한소절에 나 역시도 함께 부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다만 이 공연의 아쉬운 점이라 하면 공연 전에 핸드폰을 꺼달라는 어떤 멘트를 주지 않는 것이라 하겠다. 진동 소리에 덜 민감한 뮤지컬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공연 내내 핸드폰 액정 불빛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는 거하며, 어떤 이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기도 하였다. 그런 사소한 부분을 무개념을 일관하는 관객들을 위해 처음에 멘트 한마디만 넣어준다면 더욱 즐겁게 공연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