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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찾기 / 대학로 예술마당 1관
"형제는 용감했다!"를 아주~ 감동깊게 보고 나서 "오!당신이잠든사이"의 따뜻함을 느낀 후에 다시 찾은 장유정님의 작품. 2006년 최고의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 재미의 순간 순간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9/26 | 8:00 | 금요일 | 김재범 | 조민아 | 조휘 |
내가 공연을 보러 간 날의 캐스팅은 위의 배우로 꾸며져 있었다. 나는 이 공연의 스토리는 일부분 일전에 들었던터라 캐스팅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저 발걸음이 찾아간 그곳에서 만난 배우들이다.
특히나 내가 극의 시작 이후 꽤 시간이 지난 후에나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던 것은 쥬얼리 출신의 '조민아'였다. TV에서 비춰졌던, 그리고 아이돌 혹은 댄스그룹의 한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자면 새로운 배우의 탄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불안한 몇 부분이 있긴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에 전문 뮤지컬 배우와 같은 느낌을 발산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른 배우의 공연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만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이 조금만 더 적극적인 것이 된다면 전문 뮤지컬 배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생각할만큼 가수로써의 그녀의 이미지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의 2시간이었다. 사실 '폴라로이드'를 봤던 나로서는 곽선영님의 공연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 뮤지컬의 더블캐스팅을 통한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낼 색다른 느낌이 기대된다. 그것은 바로 이름이 만들어 내는 마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중 역할의 이름은 배우의 이름을 따라 주어진다. 한마디로 조민아의 그날 역할은 조민아가 되는 것이다. 그만큼이나 배우들의 불려지는 이름처럼 새로운 느낌의 한 작품, 한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빼놓을 수 없는 한 배우가 이 공연엔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멀티맨!!
멀티맨 | 멀티맨(multi-man). 공연의 시작을 열어주고 끝을 맺는 일종의 해설자. 뜻풀이 그대로 1인 多역의 결정체. 극 안에서의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건에 끼어들기도 하고, 멀찌기 지켜보기도 하는 등 참으로 바쁘고, 그래서 중요한 인물이다. 점쟁이, 택시운전기사, 집주인 아줌아, 여주인공의 아버지, 커피숍에 나타난 여러 얼굴의 김종욱들, 다방레지, 바텐더, 노인, 스튜어디스, 인도 현지 가이드 등 그가 맡은 역할을 나열하자면 숨이 찰 정 도. 그의 뻔뻔하고도 능청스러운 연기는 멀고도 험한 김종욱 찾기 길에 흥겨운 리듬을 타게 한다.
사실 김종욱찾기의 리듬은 바로 이 멀티맨이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내가 만난 '조휘'라는 배우의 웃음이 가슴 깊이 남아있다. 웃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 얼핏보면 故 안재환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무언가 순수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인공 남녀가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면 이 멀티맨은 장면을 만들어 간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만큼 매순간순간을 흡입력있게 재미와 긴장감으로 이끌어가는 최고의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특히나 공연이 끝난 후 갑자기 다시 등장하여 그와 그의 형이 꾸며내는 아름다운 이벤트는 관객들로부터 더 끝이 없는 부러움과 환호를 이끌어 내었다. 역시 이런 친구나 가족을 두어야 좋은 이벤트도 쉽게 만들어지는 것 같다. Destiny~!!
이제서야 줄거리 이야기도 조금 해보자면 '김종욱찾기'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첫사랑을 찾아주는 대행사를 개업한 남자주인공과 아버지의 성화에 못이겨 7년전 인도에서 만났던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나서는 여자주인공의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고, 그 첫사랑의 이름이 바로 김종욱이다.
극이 지루하지 않았던 큰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다양한 장면의 전환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산만하게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다. 인도, 공항, 사무실, 산, KTX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나가기에 그 장면들을 쫓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그 장면들에 따라 멀티맨의 활용도 알차게 수행되면서 곳곳에 지뢰처럼 재미의 요소들이 숨겨져 있었다.
또한 진부하지 않은 스토리가 아닌 밝고 행복한 뮤지컬이었기에 기분 좋게 극장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물론 ---- 로 줄곧 밝은 것이 아닌 ~~~~로 감동 혹은 슬픔에서 웃음과 기쁨으로의 넘나듬이 신선했다. 그리고 작가가 원했다기 보다는 우리 관객이 원하는 그런 결말이었기에 극장 문을 나서는 나는 ' 그래~ 모두 잘 됐어. 좋아~ ' 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보고 나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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